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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수사' 경찰, 수사상황보고서 靑에 20차례 전달"판결문에 '윗선' 다수 거론되지만 문 전 대통령 등 개입 여부 판단은 안해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울산지방경찰청장 시절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경쟁 상대의 측근을 수사하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20회 수사상황보고서를 보내도록 하는 등 긴밀한 소통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이같은 이른바 '하명 수사' 혐의를 인정해 황 의원과 송 전 시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지난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김미경 허경무 김정곤 부장판사)는 전날 선고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판결문에서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김기현 전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대표)의 주변 수사 상황을 보고받은 구체적 정황을 밝혔다.

2017년 12월 28일 사건 첩보보고서가 경찰청에서 울산청으로 이첩되자 당시 울산청장인 황 의원은 신속히 수사하라고 실무진에게 지시했고 수사 경위를 수시로 보고 받았다.

이 무렵에 대해 재판부는 "울산청은 2018년 2월 8일∼6월 13일 김 전 시장의 측근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상황을 수시로 경찰청에 보고했고 경찰청은 이 보고서를 대통령비서실로 보고했다"며 "경찰청은 울산청에 따로 연락해 자체적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대통령비서실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경찰청이 울산청에서 올라왔거나 자체적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한 것은 총 20차례로 명시됐다.

재판부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은 경찰청에서 온 수사상황보고서 중 민정수석실에서 관심 가질 만한 사건의 사본을 민정비서관실에도 전달했다"며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관련 사건의 수사상황보고서는 모두 민정비서관실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반부패비서관실의 수사 진행 상황 확인과 이에 대한 보고 절차는 경찰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 전 반부패비서관의 행위가 김 전 시장 측근에 관한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문 전 대통령은 14번,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8번, 조국 전 민정수석은 6번 등장한다.

일례로 재판부는 "울산청 정보계는 송철호가 2017년 4월 민주당에 가입한 행보와 관련해 '지난해 총선 때 문재인 의원이 울산으로 내려와 바보 노무현보다 더한 바보가 송철호라 하면서 지금 소원은 송철호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답한 것이 회자'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토대로 "황 의원이 2017년 9월 송 전 시장과 만났을 때, 그가 대통령과 막역한 친분이 있고 선거에서 민주당 측 유력 후보자임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송 전 시장 측이 청와대에 수사를 청탁한 대목에선 "송철호와 대통령 사이의 친분, 그리고 조국 민정수석이 과거 송철호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한 점 등 송철호의 개인적 영향력이 없었다면 쉽게 생각해볼 수 없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같은 언급은 배경 설명에 등장했다. 재판부는 문 전 대통령 등이 하명 수사나 공약 지원, 후보자 매수 등 범죄사실에 직접 개입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2018년 2월께 울산시장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른 자리를 알아보겠다고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전화한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무죄 판결을 내린 점도 설명했다.

일단 재판부는 2017년 6월 민주당 내 '86학번 모임'에서 임 전 위원이 임종석 전 비서실장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한 점은 인정했다. 이후 오사카 총영사·과학기술부 차관·상위 10대 공공기관장 등의 자리를 원한다는 의사도 주위에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던 임 전 위원은 초기 검찰 조사에서는 한 의원에게 '회유'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4번째 조사 때부터 기억이 났다며 '자리를 받지 않고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상세히 진술하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중요 사항인 전화 통화를 이처럼 처음에 기억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기억난 점을 볼 때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임 위원이 자신이 원하는 공직에 갈 수 없게 되자 주변에 '공직에 가지 못한 것이 아니라 출마를 위해 자리를 거절한 것이다'라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주변에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선고공판'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왼쪽부터)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이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전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핵심이다.

정우식  pointan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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