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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전단도 못 돌려" 실종아동 가족들 또다른 고통단체들, 어린이날 '실종아동 찾기' 대면 캠페인도 모두 중단

"전단 한 장이라도 더 돌려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게 한이지. 사람들이 악수도 안 하는 시국인데 아무리 아이를 찾는 전단이라고 해도 받지를 않아."

송혜희 양의 아버지 송길용(68)씨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실종아동 가족들에게는 너무도 야속하다고 토로했다.

송씨는 혜희 양이 1999년 사라진 뒤 꼬박 22년째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단을 돌리고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는 간절한 외침이 담긴 현수막을 걸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현수막을 새로 달고, 낡은 현수막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면서 떨어지기도 여러 번. 이미 허리는 수술을 수 차례 받았고 어깨 인대도 늘어났지만, 그는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사다리를 오른다고 한다.

송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다니면서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에 전단을 700∼800장씩 돌렸다"며 "사람들이 전단에 관심도 많이 가지고 응원도 해줬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지난 3월 현수막 교체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그는 명동 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려 시도했지만, 아예 고개를 돌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송씨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애 얼굴이나 보고 죽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전단 돌리는 것도 맘껏 하지 못하니 속이 상할 뿐"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애가 타는 건 실종아동 가족들이 모인 단체도 마찬가지다. 그간 해오던 활동을 대부분 중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기원(58)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20년 가까이 매년 어린이날이면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실종아동 부모들이 모여서 전단을 돌려왔는데 작년과 올해는 그마저도 못 하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1995년 '전국 실종자 가족들의 모임'에서 시작된 협회는 20년 넘게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한 홍보·캠페인과 관련 법 제정 등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행사도 그 일환이다.

▲찾고 싶은 아이들

김기철  pointan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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