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종영한 MBC TV 드라마 'W'는 요즘 말로 '만찢남', 즉 만화를 찢고 현실로 나온 남자 강철의 이야기였다.
  드라마는 순정만화에 등장할 법한 외양의 배우 이종석(27)을 강철로 기용하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W'를 집필한 송재정(43) 작가도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진행된 드라마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이종석은 이 모든 이야기에 리얼리티(현실감)를 부여해줬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만약 강철 역의 배우가 만화(주인공)처럼 안 생겼으면 어떡할 뻔했겠어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소화한 것만으로도 정말 고마워요. 1회 방송을 보고서 이종석이 만화(주인공)처럼 생긴 것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송 작가는 이어 "강철은 30대이지만 정신세계는 제 나이(43세)로 굉장히 노숙하게 그려졌다"면서 "  이종석 스스로도 말하길 역할과 공통점이 없다고 했는데 (다른 캐릭터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해줬다"고 평가했다.
  송 작가는 오연주 역의 한효주에게는 미안함을 드러냈다. 배우가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의 흐름이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노르웨이 그룹 아하(A-ha)의 '테이크 온 미' 뮤직비디오에서 여주인공이 만화 속으로 들어가는 설정에 영감을 받은 'W'는 오연주를 만화와 현실을 오가는 인물로 설정했다.
  "강철과 오연주의 순정만화, 피조물(만화 주인공 강철)과 창조주(만화가 오성무)의 대립 이 두 가지를 함께 엮다 보니 가장 혼란스럽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웠을 역할이 오연주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강철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지만, 아버지 오성무를 잃고 강철을 만난 오연주는 행복한 결말이라고 할 수도 없는 거죠. (한효주) 본인이 연기하기 고통스럽지 않았나 싶어요."
  송 작가는 강철과 오연주의 밝은 이야기를 더 담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랑하는 걸 저도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쓰다 보면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고, 가다 보면 가는 길로 가게 되는 터라……. 두 사람의 낭만적이면서도 편안한 연애 모습을 다시 보고 싶네요."
취재 /

박석우 기자  pointan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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