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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범과 15년만에 마주친 노교수 "처벌 원해"최근 붙잡힌 피의자 재판에 증인 출석, 공범은 숨져
  • 취재 / 강성오 기자
  • 승인 2016.12.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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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오후 수원지법 310호 법정. 증인석에 선 A(70·교수)씨가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법정에 들어와 피고인석으로 향하는 김모(52)씨를 굳은 표정으로 지켜봤다.
  A씨는 이날 2001년 6월 오전 4시께 자신이 살던 경기도 용인의 한 단독주택에 공범(52)과 함께 침입, 아내(당시 54)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자신에게는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된 김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김씨를 잠시 노려보고는 재판부와 검사, 변호사의 질문에 따라 악몽 같던 15년 전 그날 새벽을 떠올렸다.
  그는 "'피, 피야'라는 아내의 외침에 잠에서 깨어나 보니 남자 둘이 서 있어서 이제 죽었다는 생각에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쓰러졌다"며 끔찍한 당시 기억을 되짚었다.
  이어 "다리를 보니 피가 흐르고 있었고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죽여버려'라고 하니까 다른 남자가 아내 쪽으로 다가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 모두 달아났다"고 힘겹게 증언했다.
  A씨 아내는 흉기에 찔려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A씨 역시 오른쪽 다리 부위를 8차례나 찔려 많은 피를 흘렸지만, 가까스로 살아났다.
  당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큰 사건이었지만 김씨는 시간이 한참 흐른 올해 9월에야 경찰에 붙잡혔다.
  뚜렷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2007년 미제사건으로 분류된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이른바 '태완이법'을 통해 살인사건 공소시효가 폐지된 뒤 경찰이 재수사에 나서면서 꼬인 실타래가 풀렸다.
  경찰은 수사 대상에 올랐던 김씨가 올해 경찰 면담과정에서 과거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한 점에 주목, 수사를 집중해 이 사건 전 같은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알고 지내던 김씨와 공범인 다른 김씨가 벌인 범행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공범 김씨는 지난 8월 가족에게 "15년 전 김씨와 남의 집에 들어가 흉기로 사람을 찔렀다"고 털어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붙잡힌 김씨는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날 "우리 부부를 죽이려 했다고 생각한다"며 "(김씨에 대한)처벌을 원한다"고 말한 뒤 다리를 절며 법정을 떠났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A씨 아내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초 열릴 예정이다.
               

취재 / 강성오 기자  pointan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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